March 13, 2015

이중반룡의 게임애가(泥中蟠龍‘s Game愛歌)_시선의 변화가 새로움을 만든다.



이중반룡의 게임애가

泥中蟠龍's Game愛歌

시선의 변화가 새로움을 만든다.


  <살아라! 개복치!> 라는 게임을 아는가? 대부분의 게임에서 주인공은 살아남는 것이 가장 중요한 미션이다. 그러나 이 게임은 잘 죽을수록 주인공이 점점 강해지는 아주 새로운 컨셉의 게임이다. 현재 필자는 주변사람과 몇 번 죽었는지를 경쟁하는 중이다. 어느 정도 죽고 나면 사실 주인공이 너무 강해져서 죽는 것이 더 어렵다. 필자는 현재 80번을 죽어서 81번째 개복치를 주인공으로 플레이하는 중이다. 100번을 꼭 채우겠다는 각오로 열심히 죽는 중이다.

  <살인의뢰> 라는 영화를 아는가? 대부분의 범죄 스릴러 영화는 범인을 잡기위한 주인공이 범인을 쫒는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이 영화는 범죄의 피해자인 주인공이 법집행 제도의 한계에 좌절하며, 이미 잡힌 범인에게 복수하기위한 과정을 이야기한다. 일반적인 범죄 스릴러 영화에서 볼 수 있는 범인을 추격하는 모습이 거의 나오지 않는다.

  <메가마인드> 라는 애니메이션을 아는가? 대부분의 애니메이션은 주인공이 정의의 용사이다. 그러나 이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은 악당이다. 악당이 우연히 정의의 용사를 물리치고 세계정복의 꿈을 이루고 난 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필자가 위의 사례를 이야기한 것은 새로운 시도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이다. 최근 게임 시장에는 정말 잘 만들어진 많은 게임들이 출시되고 있다. 그러나, 한편 돌이켜보면 잘만들어진 게임이지만, 특정 화면만 잘라서 보여주면 구별을 못 할만큼 비슷한 게임이 많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가 보통 새로운 시도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대부분의 다른 사람들과 다른 시선을 표현하기 위하여 노력하는 것을 말한다. 너도나도 새로운 시도라고 이야기하는 많은 게임들은 새로운 시도라기보다 실적인 좋은 특정 게임에 실적이 좋은 또 다른 특정 게임의 요소를 붙여 새로움으로 포장하는 느낌이 강하다. 그런 의미에서 <살아라! 개복치!>나 <살인의뢰>, <메가마인드> 같은 작품들이 보여주는 새로운 시선은 확실히 무척 신선하고 즐겁다.

  물론 새로운 시도가 항상 좋은 결과만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우리는 기억도 나지 않는 재미는 없고, 신선하기만한 많은 게임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있다. (물론 게임 자체가 기억나지는 않을 것이다. 대부분 금방 지웠을 것이다.) 그러나 새롭지도 않고 기억도 나지 않는 더 많은 게임이 존재한다. (최근 1-2년간 윈드런너같은 런게임과 애니팡같은 퍼즐게임이 얼마나 많이 만들어졌는지 세는 것조차 힘들다.)

  언제나 새로운 시도는 힘들다. 그리고 많은 고민을 동반한다. 새로운 시도는 그 말자체가 항상 도전이며, 미션이다. 그래서 필자는 항상 새로운 시도를 좋아하고, 보는 것이 즐겁다. 그런 의미에서 항상 새로운 시도를 고민하는 많은 게임 제작자에게 응원을 보낸다. 또한 이미 새로운 시도를 한 <살아라! 개복치!>의 개발자와 <살인의뢰>의 제작자, <메가마인드>의 제작자에게 아낌없이 박수를 보낸다.


- [이중반룡의 게임애가(泥中蟠龍's Game愛歌)]는 본인이 <경향 게임즈>에 2013년 9월부터 연재하는 칼럼의 원본을 올리는 것입니다.